특별행정구역인 미국 워싱턴DC를 51번째 주로 승격하는 법안이 22일 하원을 통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51’로 명명된 이러한 법안이 이날 216 대 208로 하원을 통과했다.
민주당에서는 찬성표가 쏟아져 나왔으나 공화당에서는 찬성표가 없었다.
인구가 70만 명 정도인 워싱턴DC가 주가 되면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1959년 주에 포함된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주가 등장하는 것이다.
주의 명칭은 ‘워싱턴더글러스주’가 된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노예 출신의 노예 해방론자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이름을 딴 것으로, 서부 지역에 있는 워싱턴주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백악관과 의회의사당 등 연방정부 기관이 밀집한 워싱턴DC 시내 중심가의 2제곱마일 규모 지역은 연방정부가 관할하는 특별구역으로 남는다.
워싱턴DC를 주로 승격하는 법안은 지난해 6월 사상 처음으로 하원 관문을 통과했으나 당시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반대로 흐지부지돼 버렸다.
이번이 하원 통과 두 번째지만 역시 공화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각 주에 인구비례에 따른 하원의원과 2명씩의 상원의원을 배정하는데 흑인 인구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워싱턴DC는 강한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여왔다.
따라서 주로 승격되면 배정될 상원의원 2명과 하원의원 1명이 모두 민주당에서 배출될 공산이 크다. 지금은 본회의 투표권이 없는 하원 대표자가 1명 있을 뿐 상원의원은 없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필리버스터를 동원, 상원에서의 표결 자체를 무력화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권력을 통해 극좌 성향 어젠다를 밀어붙인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연히 주 승격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상원을 50석씩 양분한 상황에서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에 기대고 있는 민주당이 확실히 우위를 점할 기회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주 승격을 지지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주 승격을 강력 지지하며 대통령과 행정부가 법안 통과를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늘 주 승격을 지지해온 건 아니다. 하원에서 첫 표결이 이뤄진 1993년에는 민주당 의원 과반이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반대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동참 의원 1명 없이 법안이 발의됐을 정도라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