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남서쪽 국경을 통해 미국 입국을 시도한 밀입국자 수가 월간 기준으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예비자료에 따르면 3월 멕시코와 접한 남서쪽 국경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구금된 사람이 17만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2월과 비교하면 거의 70% 늘었으며, 월간 기준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성인 남성,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 등이 모두 급증했다.
입항을 포함해 성인 동반자 없이 국경을 넘은 어린이와 청소년 1만8700여명이 구금됐다.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전달 구금된 미성년자(9450명)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지난해 2월에 구금된 미성년자(3490명)와 비교하면 5배 수준이다.
가족 단위 밀입국자는 1월 7294명, 2월 1만9246명에서 3월 5만3000여명으로 늘었다.
멕시코와 중미에서 몰려드는 밀입국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이민자 포용 정책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밀입국자가 급증했다. 특히 보호자 없이 아이만 미국으로 보내는 사례가 늘었다. 이 같은 미성년 불법 이민자를 수용하는 미국 시설은 현재 포화 상태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부모 없이 국경에 도착한 미성년자는 3일 이내에 CBP 산하 국경순찰대(BP) 구금시설에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장기 수용시설로 옮겨져야 한다.
시설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 원칙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나홀로 미성년 밀입국자 2226명이 닷새 넘게 BP 시설에 수용됐다. 열흘을 넘긴 미성년자도 823명에 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사람에게 망명 신청 기회를 주지 않고 신속히 돌려보낼 수 있는 권한을 당국에 부여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성인이나 가족 단위 밀입국에는 이를 적용하고 있지만,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