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남성이 가혹행위로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29일(현지시간) 벌어진 시위가 30일 새벽까지 이어지며 곳곳에서 폭력과 충돌을 빚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눌러 숨지게 한 사건에서 비롯된 이번 시위는 방화, 약탈 등 폭력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놀란 당국은 가해 경찰관을 3급 살인 혐의로 기소하는 등 민심 수습에 나섰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인다.
외신들은 평화롭게 시작된 29일의 나흘째 시위는 밤이 깊어지면서 혼란하고 위험하게 변해 격렬한 충돌을 유발했다고 분위기를 보도했다. 미네소타 주지사는 “절대적 혼란”이라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CNN 방송은 미네소타주는 물론 워싱턴DC와 캘리포니아, 뉴욕 등 22개 주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집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소 20개 도시에서 파괴와 체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는 전날 밤 8시부터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지만 시위대가 이를 무시하고 곳곳에서 시위를 벌여 50명 이상이 체포됐다.
시위대가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인 ‘숨을 쉴 수 없다’를 구호로 외치는 가운데 경찰은 최루탄 등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하고 바리케이드를 치웠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네소타주는 전날 700명의 주 방위군을 투입했지만 시위 확산을 우려해 이날부터 2천500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주 방위군 측은 “미네소타 주 방위군 164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주내 배치”라고 말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지금 상황은 플로이드 살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를 공격하고 공포를 불어넣고 위대한 도시들을 교란하는 것”이라며 질서 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이외 주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잇따랐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누군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9세 남성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지만, 이 남성이 시위 참가자인지는 불확실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최소 7천500명이 거리로 나왔고, 기물 파손, 가게 절도, 화재 등이 발생했다. 2명의 연방보호국(FPS) 공무원이 총상을 입고 1명이 사망했지만 현지 매체는 시위와 관련이 없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DC에서는 백악관 밖에서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는 등 비밀경호국과 충돌했다.
뉴욕시에서도 맨해튼, 브루클린에서 잇단 시위가 발생해 경찰이 수십명을 체포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경찰관 4명이 경상을 입고 경찰차 8대가 파손된 가운데 약 200명의 시위대가 도로방해 등 혐의로 체포됐다.
시위가 확산하다 보니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주 방위군 투입을 발표하는 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조지아주는 애틀랜타에 5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한 가운데 풀턴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애틀랜타에서는 CNN 건물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팽팽히 대치하다 유리창이 깨지는 등 충돌이 발생했다.
켄터키 주지사도 시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평화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장은 시위대를 향해 “안에 사람이 있는 건물이 불타고, 물건을 훔치고 있다. 이는 의미 있는 변화 요구가 아니라 역겨운 것”이라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금지를 발표했다.
포틀랜드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스타벅스와 애플 매장 유리창을 부수고 쇼핑몰에서 물건을 훔쳤고, 한 카운티의 보안관실에 불을 지른 혐의로 4명이 체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브래스카주 링컨에서는 경찰이 주민들에게 자택 대피령을 내렸다.
1개의 댓글
아니 이게 뭐 인종차별 관련 항의 시위냐고. 이건 약탈이지. 본연의 목적을 퇴색시키는 이런 시위는 어리석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