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하면 흔히 선선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와 푸른 하늘을 떠올린다.
그러나 이런 ‘천혜의 땅’ 하와이에 사는 주민들도 바짝 긴장할때가 있다. 바로 허리케인 때문이다.
하와이 허리케인 시즌은 보통 6월에 시작해 11월까지 계속되는데, 일년에 많게는 4~6개의 허리케인이 하와이 영향권에 들곤 한다.
1950년 이후 하와이에 큰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은 1959년과 1992년으로 기록된다. 가장 최근은 2018년 허리케인 4등급 ‘레인’이 하와이에 상륙,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홍수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혔다.
허리케인의 등급(Category)은 바람의 세기로 구분되는데 풍속이 시속 73마일 이하일 때는 열대성 폭풍(Tropical Storm)으로, 시속 74마일 이상부터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등급 | 풍속 | Storm Surge |
1등급 | 74-95마일(119-153km) | 4-5피트 |
2등급 | 96-110마일(154-177km) | 6-8피트 |
3등급 | 111-130마일(178-209km) | 9-12피트 |
4등급 | 131-155마일(210-249km) | 13-18피트 |
5등급 | 155마일(250km) 이상 | 18피트 이상 |
일반적으로 허리케인의 위험이 24~36시간 이내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허리케인 주의보(Hurricane Watch)가 발령되며, 24시간 이내에 강풍이 시속 74마일을 넘거나 파고가 위험할 정도로 높은 거친 바다가 예상될 때에는 허리케인 경보 (Hurricane Warning)가 발동된다.
하와이 로컬 주민들은 ‘허리케인이 온다’는 뉴스가 보도되면 제일 먼저 마켓과 주유소로 달려간다. 그만큼 하와이 주민들은 허리케인 준비에 익숙하다.
매년 여러개의 허리케인이 하와이를 지나가는 만큼, 하와이 사는 한인들도 필요한 물품을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허리케인이 근접하고 나서 마켓에 가면 생수 등 필수품은 이미 동이나서 구매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허리케인을 맞아 가정에서 준비해야 할 필수 물품은 생수와 비상 식량이다. 식품은 보관이 용이한 캔 종류가 좋다. 또한 단전에 대비해 양초와 손전등, 건전지도 필수다. 이외 휴대용 라디오, 휴대용 가스버너, 응급의료품, 비상약품, 휴지, 담요, 현금, 튼튼한 신발 등도 필요할 수 있다. 자동차에는 주유를 넉넉히 채워둔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일때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알코올 등도 필요하다.
그리고 가까운 지인과 서로 연락이 끊이지 않도록 하고, 인근의 대피소 위치도 미리 알아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TV, 라디오, 인터넷을 통해 허리케인의 강도와 이동경로를 수시로 확인하고 주정부나 시정부의 지시에 따를 준비를 해야 한다. 미 국립 허리케인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허리케인의 업데이트 내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기자가 처음 하와이로 이민 온 1992년 ‘이니키’라는 대형 허리케인(4등급)이 카우아이섬을 강타했었다. 당시 허리케인으로 주민 6명이 사망하고 1만4천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하와이에 오자마자 경험한 허리케인의 위력을 보고 많이 놀란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이민 초반에는 허리케인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면 비상식품도 사다 놓고 했지만 번번히 별다른 피해 없이 지나가면서, 점점 허리케인 뉴스에 무디어 진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더 강력한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하와이 거주하는 한 사람으로서 허리케인 뉴스에 관심을 갖고 더 철저히 준비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