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유행 후 조기 안정화로 주민 경계심 흐려지고, 성급한 규제완화로 거리두기 무너져
하와이 코로나19 사태를 그래프로 보면, 1차 유행 기간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이며, 7월 중순 이후가 2차 유행인 것을 알수 있다.
1차 유행이 끝난 후 5월1일부터 7월1일 사이 두 달 동안 하와이의 최다 확진자 수는 겨우 4명이었다. 5월24~26일 3일 동안은 단 한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빨리 경제활동 재개에 나섰다.
‘스테이 엣 홈’ 명령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주정부는 5월15일 일반 소매업과 쇼핑몰의 재오픈을 허용하는 등 감염 전파 위험도가 낮은 업종부터 순차적으로 영업 재개를 가능토록 했다. 6월19일에는 고위험업종인 헬스클럽과 술집, 바 등도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6월 중순 경은 미국의 25개 주에서 이미 2차 유행이 시작되어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주는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었다.
미 본토와 달리 5~6월 하와이는 코로나 사태가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미국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 종식을 선언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미 독립기념일 이후 갑자기 여기저기서 집단감염 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1차 때 널싱홈과 요양원 등 일부 시설로 확진자가 국한된 것과 달리 2차 유행에서는 헬스장, 레스토랑, 장례식장 외에도 가족단위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일부 주민들은 하와이도 LA 카운티와 마이애미처럼 미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해변을 폐쇄하고 모임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와이 주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는 취소했지만, 단체 모임이나 가족 단위의 파티 등은 막지 못했다.
결국 7월말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이 넘어서자 하와이 주정부와 시당국은 8월3일 부랴부랴 실내외 모임을 다시 10명 미만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확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월 들어 하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으로 감염자가 늘어났다.
하와이가 3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하와이 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은 막았지만, 주내에서의 감염 확산과 방역은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또한 하와이보다 2차 유행이 먼저 시작한 미 본토를 거울삼아 규제를 서둘러 완화하기 보단, 강력한 규제를 좀 더 유지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코로나 확산 초기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 받았던 한국과 호주, 독일 등도 모두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2차 유행을 경험했다. 결국 감염확산을 규제만으로 완벽히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것으로 하와이 역시 주민들의 경계심이 흐려지고 동시에 규제완화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무너지면서 1차보다 더 혹독한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2개의 댓글
좋은 분석기사입니다. 미 25개주에서 2차유행이 시작했는데 하와이는 딱 그 시점인 6월 19일에 고위험업종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군요. 그게 발화점이었군요. 요즘 정말 힘듭니다
마스크착용에 대한 규제강화 및 철저한 단속도 미비한채 경제활동재개를 허가했으니 이런 결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