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당국은 사건과 관련된 경찰관 4명을 파면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분노한 수천 명의 시위대가 항의에 나서 경찰과 충돌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는 양상이다.
26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라이드가 경찰의 강압 체포 행위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행인이 경찰의 가혹 행위를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백인 경찰이 자신의 무릎으로 흑인 남성의 목을 누르고 있고, 흑인 남성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숨을 쉴 수 없어요, 나를 죽이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행인들은 경찰을 향해 남성이 숨질 수 있다며 목을 누르지 말라고 소리쳤지만 해당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옆에 있던 다른 경찰은 행인의 접근을 막은 채 동료의 가혹 행위를 방치했다.
고통을 호소하던 남성은 이내 코피를 흘리며 미동도 하지 않았고,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졌다.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린 시민은 “경찰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울부짖던 흑인 남성을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죽였다”고 경찰의 행위를 성토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위조수표 신고를 받아 현장에 출동했고, 용의자로 의심되는 흑인 남성을 체포하던 과정에서 의료 사고가 발생했다는 성명을 내놓아 더욱 논란을 키웠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수천명의 시민은 이날 현장에 모여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흥분한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물병을 집어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고 스타트리뷴 등 미니애폴리스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FBI와 미네소타 형사체포국(BCA)은 동영상을 통해 경찰의 가혹 행위가 확인됨에 따라 흑인 남성의 사망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당국도 논란이 확산하자 관련 경찰관 4명을 파면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 5분 동안 흑인 남성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며 “흑인이라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경찰을 비판했다.
한편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는 전날 개 목줄을 채우지 않고 산책을 나온 백인 여성이 목줄을 채워달라고 요구하는 흑인 남성을 되레 경찰에 신고해 논란이 됐다.
이 여성은 흑인 남성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신고했고, 억울함을 느낀 흑인 남성은 당시 정황을 담은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성의 행동이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여성은 결국 사과했다.
이 여성이 일하고 있는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여성을 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개의 댓글
숨못쉬겠다고 분명 말하고 있는데도저렇게 강압적으로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