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20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려고 약 9000억 달러 규모의 5차 경기 부양책에 합의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몇 개월간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추가 경기 부양법안에 합의했고, 상원과 하원이 이를 통과시킨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21일부터 이를 시행한다. 이 부양법안에는 중소기업과 병원 자금 지원, 일반 국민에 대한 현금 지급, 추가 실업 수당 제공, 백신 무료 배포와 학교 지원, 육아 및 주거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또 추가 부양책과 함께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연방정부 예산 지출법안을 패키지로 묶어 의회에서 통과시켜 경기 부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미국이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함에 따라 각 주 단위로 경제 활동을 제한하고 있어 미국의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추가 경기 부양책을 통해 정부가 돈을 풀어 경제난을 완화하면서 신속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현재의 위기 국면을 극복하려고 한다.
미국의 5차 경기 부양법안에 따르면 연간 개인 소득 7만5000달러 이하 미국인에게 성인과 아이 구분 없이 1인당 600달러의 재난 지원금을 제공하고, 7만5000∼9만 9000달러 소득자에게는 600달러보다 적은 금액을 차등 지급하며 9만 9000 달러 이상 고소득자에게는 이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중산층을 포함한 대부분의 가정이 4인 가족 기준 2400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또 코로나19로 실직한 미국인에게 주당 300달러의 실업 수당을 제공하며 그 기간은 12월 27일부터 최소한 내년 3월 14일까지이다. 미국 근로자들은 올봄과 여름에 주당 600달러의 실업 수당을 받았으나 그 금액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실업 수당 제공 대상에는 시간제 및 계약직 근로자가 포함된다. 현재 미국에서 실업 수당을 받는 사람이 2,060만 명가량으로 집계됐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추가 부양법안에는 또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금으로 2840억 달러가 책정됐다. 이 지원금 지급 대상에는 비정부 기관, 교회 등 종교 시설, 지역 신문사와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이 추가됐다. 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연 금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장, 독립 영화관, 문화 시설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150억 달러의 예산이 편성됐다. 그리고 렌트비가 밀려 퇴거를 앞둔 세입자 지원금으로 250억 달러를 배정됐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각 주 정부 등의 백신 구매 지원금으로 200억 달러, 백신 운송 지원비로 80억 달러를 책정했고, 이 지원금으로 미국에서 누구나 무료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또한 각 주에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대폭 확대할 수 있도록 2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의 대학과 각급 학교가 대면 수업을 재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도록 820억 달러의 지원금이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