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 당국은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실내와 실외를 막론하고 사실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좋다고 권고했다. 지난해 4월 마스크 착용 권고를 내놓은지 13개월만에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사실상 마스크 착용 해제를 선언한 것이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대부분의 실외나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물리적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부분의 실내외 활동을 해도 좋다는 것이다.
윌렌스키 국장은 “우리 모두는 이 순간, 우리가 어느 정도 일상의 느낌으로 돌아갈 수 있는 때를 오랫동안 기다렸다”면서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감염병 대유행 때문에 중단했던 일들을 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윌렌스키 국장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누구나 크든 작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고 실내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을 전혀 맞지 않거나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나지 않은 사람은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며,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버스나 비행기, 병원, 교도소 등 밀집된 실내 공간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윌렌스키 국장은 “과학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주 명쾌하다”면서 “여러분은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즉각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CDC는 지난해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퍼지기 시작하던 초기에는 의료진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권고하다가 4월 3일 마스크 착용 권고를 내렸다. 이후 미국의 각 주는 자체적으로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중요 쟁점이 되기도 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좋다는 CDC의 권고는 이날 백악관에서부터 즉시 효력을 발휘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직원들에게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좋다고 안내했고,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인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에서 면담하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CDC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자 함께 마스크를 벗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DC의 새 권고안과 관련해 “오늘은 미국에 대단한 날”이라고 말했다. 웨스트버니지아를 방문 중이던 질 바이든 여사도 CDC 권고안이 발표된 직후 일행과 함께 마스크를 벗으면서 취재진에게 “발가벗는 느낌”이라고 농담을 했다.
미국이 마스크 착용 해제 권고를 내린 것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마스크를 벗더라도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사실이 검증된 데다 마스크 착용 권고를 해제하라는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윌렌스키 국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백신이 사람들을 강력하게 보호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월렌스키 국장은 “지난 1년은 이 바이러스가 예측 불가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따라서 사태가 악화하면 이 권고안을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을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는 점도 감안됐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46%에 해당하는 1억5400만명이 최소 1차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고, 1억1700만명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백신 접종 확대에 따라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률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고, 사망자도 지난해 4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CDC의 새 권고안에 대해 “사회의 전면적 재가동을 위한 초석을 놨다”면서 “이번 변화는 상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1년 넘게 규제 속에 살며 감염병 대유행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거대한 전환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1개의 댓글
아니 미친거 아니야. 백신 맞아도 당분간은 마스크를 써야 안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