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규모 현금 및 보조금 뿌리기를 준비 중이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2년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 수준으로 묶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친데 이어 나온 것이다.
표심 사로잡기를 위해서 라지만 미국의 재정적자가 손 쓸수 없을 만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선제적인 조치라지만 코로나19(COVID-19) 2차 확산 여부 등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후유증과 사실상 손발이 묶일 수 있다는 고심도 묻어난다.
10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추가 부양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개인 대상으로 추가 현금 지급을 비롯해 사람들이 일자리로 돌아오도록 하는 다른 조치들을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입은 여행과 레저, 식당 등 분야는 지금 금융 지원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산업과 소기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2조2000억달러의 슈퍼 부양책을 포함해 여태껏 네차례에 걸쳐 총 3조3000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면서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현금도 지급했다. 또 실업자에게는 실업보험 외에 추가로 매주 600달러의 특별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3조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하원에서 가결시켰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안에는 2차로 현금 1200달러 지급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달말 “우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면서 돕고 있다”면서 “미국은 멋진 한방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지난 5일에도 “추가 부양안을 논의 중이며 더 크고 더 좋을 것”이라고 했다.
CNBC 등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 현금 1200달러를 다시 지급하는 추가 부양책에 동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민주당이 주당 600달러씩 지급하는 특별실업수당 기한을 연장하자는 방침에는 실업자들이 일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려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7월말쯤엔 초당적인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타격 등을 이유로 농가에 160억달러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은 지원금이 표심 확보에 쓰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손실 보전 명목으로 280억달러의 보조금을 풀었다. 이번에 마련되는 보조금은 코로나19 관련 지원이 목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 이상의 자금을 농가에 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캔사스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농가들은 실제 손실을 본 금액의 1.5배에서 최대 33배까지 보조금을 타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한 면화 농가는 농부 1인당 지원금 한도 25만달러를 피하기 위해 농부를 허위로 등록하는 등 편법을 이용해 연방 보조금의 33배가 넘는 돈을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지원하는 160억달러가 고갈될 경우 추가로 14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위스콘신주 같은 대선 경합지역에서는 이러한 보조금이 농부들의 표심을 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 이같은 막대한 부양책으로 인해 올해 회계연도 기준 8개월간 재정적자가 1조9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