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인의 절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최소 1회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곳곳에서 방역 조처를 완화하며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17일 오전 6시 기준 18세 이상 성인 중 1억2천832만 명이 적어도 1회 접종을 끝냈다.
전체 18세 이상 중 49.7%에 해당하는 수치로, 두 명 중 한 명은 백신을 맞은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 성인 중에는 80.7%인 4천416만 명이 최소 1차례 접종했다.
면역 형성에 필요한 접종을 모두 끝낸 이는 18세 이상 기준 8천220만 명으로 31.8%였고, 65세 이상 중에는 이 비율이 65.3%로 나타났다.
투여된 백신은 종류별로 화이자 백신이 1억708만 회 분으로 가장 많고, 모더나 백신도 9천71만 회 분이 쓰였다. 존슨앤드존슨의 얀센 백신은 790만 회가 투여됐다.
미국은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빠른 곳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16일 기준 이전 일주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7만117명이었다. 2주 전 평균치보다 8% 많아졌고, 같은 기간에 입원율 평균치도 9% 올랐다.
다만 일일 사망자 평균치는 940명으로 2주 전보다 12% 줄었다.
특히 미시간주에서 확진자가 두드러지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 신규 확진자의 약 10%가 미시간에서 나오며, 전국에서 확진 사례가 가장 많은 도시 지역 17곳 중 16곳이 미시간에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는 방역 조처를 완화한 결과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미시간주는 지난해 3월에는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강력한 제한 조처를 도입해 일정한 방역 성과를 냈지만, 최근 재확산 국면에선 엄격한 통제 대신 백신 접종에 주력하고 있다.
워싱턴주도 지난 2월 700명 정도였던 신규 확진자가 최근 1천명을 넘는 등 확산세가 심상찮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4차 대유행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접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지금까지 의료진,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에 접종 우선권을 줬지만 19일부터는 모든 성인이 백신 접종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얀센 백신의 경우 투여자 중 극히 일부에서 혈전 현상이 발생해 사용 중단 권고가 내려져 있지만, 물량이 충분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만으로도 대처가 가능한 상황이다.
미 당국은 얀센 백신 중단 이후 물량 부족보다는 오히려 백신 기피증이 커져 접종 행렬이 줄어들까 더 우려하며 접종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미국이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더 효과적으로 백신을 배포해 왔다며 향후 몇 주간 면역 형성에 필요한 접종을 완전히 끝낸 이들의 비율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