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회피능력, 백신 저항성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강할 수도”
미국 뉴욕에서 백신의 효력을 약화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4일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이번 주 발표를 앞둔 논문에서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채취한 코로나19 표본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B.1.526)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달 중순 사이 이 변이 코로나19의 발견율이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지난 2주 동안에는 12.7%로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뉴욕시와 인근 지역에서 채취된 표본에선 남아공과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가 크게 나타나지 않은 대신 “이 자생적 계통의 바이러스가 대량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 변이 코로나19가 남아공발 변이(B.1.351), 브라질발 변이(P.1.)와 유사하다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발생한 E484K 변이가 공통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484K 변이는 바이러스가 인체의 항체를 더 효과적으로 피하고 일부 백신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뉴욕의 신종 변이바이러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유사한 특징들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아공발 코로나19는 전염성과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기존보다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뉴욕에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자들은 기존의 코로나19 감염자 평균 연령보다 6세가량 나이가 많았고, 입원 비율도 더 높았다.
연구에 관여한 애런 다이아몬드 에이즈연구센터의 데이비드 호 박사는 “(변이가 뉴욕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한 것 같다. 일회성 감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연구팀도 뉴욕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인 B.1.526의 감염자 증가가 확인됐다는 별도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칼텍 연구팀은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 공유망'(GISAID)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을 분석한 결과, 뉴욕시의 데이터에서 인간의 세포에 더 잘 달라붙는 것으로 알려진 S477N 변이와 E484K 변이가 함께 발견된 사례가 2월 중순 기준 전체의 27%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록펠러대 면역학 교수인 미셸 누센즈바이그 박사는 이번에 뉴욕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보고된 변이보다 더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UCSF) 연구진은 최근 이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본을 검사한 결과, ‘B.1.427/B.1.429’로 명명한 변이 코로나19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2주 동안 확보한 바이러스 표본을 검사한 결과, 올해 1월 표본의 절반에서 변이를 찾아냈으며 이 변이가 산소호흡기를 써야 할 정도로 위험성을 높이고 더 중증을 유발함을 시사하는 증거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는 아직 동료평가(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았다. 이번 뉴욕 변이 바이러스 발견을 전한 컬럼비아대와 칼텍의 연구도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기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