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결선투표에서 2석을 모두 확보함으로써, 행정부에 이어 상·하원 의회를 모두 지배하는 ‘트리플 크라운’ 상황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출범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좀 더 안정적인 국정 운영의 기반을 확보했다.
5일 치러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개표 작업이 6일 오후 4시께 98% 진행된 상황에서 민주당의 래피얼 워녹(51)과 존 오소프(33) 후보가 현직 공화당 의원들을 꺾고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2시께 먼저 승리를 확정한 워녹 후보는 98% 개표 기준 득표율 50.8%로 49.2%를 득표한 켈리 레플러 의원을 꺾고, 조지아주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부터 침례교 목사로 일한 그는 2014년 저소득층 의료보장(메디케이드) 확대 운동을 주도하면서 조지아주 정계에서 영향력을 얻었다.
막판까지 현직 데이비드 퍼듀 의원과 초박빙 경합을 펼친 오소프 후보는 개표가 98% 진행된 상황에서 3만5615표(득표율 격차 0.8%포인트) 앞섰다. 득표율로는 50.4% 대 49.6%다.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활동한 오소프 후보는 33살에 당선됨으로써 현직 상원의원 중 가장 젊은 의원이 됐다.
미 상원은 입법과 인사 인준권 등을 가지고 있다. 두 후보의 당선이 최종 확정되면,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똑같이 50석씩 나눠 갖게 된다.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맡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의장에 취임하게 된다. 두 당의 의견이 맞설 경우 결정투표(캐스팅보트) 권한을 활용해 상원을 주도할 수 있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3~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민주당은 2014년 상원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2015년부터 공화당에 다수당 자리를 내줬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지배하게 된 것은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상원 전체 100석 중 53석을 차지하며 각종 현안에서 막강한 권력을 발휘하던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 견제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결과 확정 이후 “조지아주 유권자들이 어제 강한 의사를 표시했다”며 “그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맞서 곧바로 행동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당선자가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과 정부 지출 확대,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 등의 경제 정책을 좀 더 강하게 밀어붙일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경제 전문 <마켓워치>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때문에 덜 부각됐지만, 이번 결선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두 공화당 의원들은 선거운동 막판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유지했고, 이것이 중요한 패인으로 꼽힌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번 선거 패배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임기 중 상·하원 선거에서도 모두 패한, 1932년 이후 첫번째 대통령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