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또 다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미 테네시주의 한 초등학교에 돌격 소총 등으로 무장한 28세 백인 여성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어린이 3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사망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5월 학생 19명 등 21명이 목숨을 잃은 텍사스 유밸디 롭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최악의 초등학교 총기 사건이다.
범인은 27일 오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커버넌트 초등학교 옆문을 통해 건물로 들어갔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사건 당시 그녀는 돌격 소총 2정과 권총 1정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경찰은 오전 10시 13분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오전 10시 27분 학교 2층 로비에서 총격범을 사살했다. 학생 등 희생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도착 즉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이 초등학교가 교회가 운영하는 곳이어서 학교에 경찰관이 상주하거나 배치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존 쿠퍼 내슈빌 시장은 “내슈빌은 공포에 빠졌다. 도시 전체가 희생자 가족과 함께한다”고 애도했다.
커버넌트 초등학교는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약 200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기독교 사립학교다. 내슈빌 도심 남부의 부촌인 그린힐스 지역에 있고, 1년 학비는 1만6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이 한때 해당 학교에 다닌 적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모교를 찾아가 총기를 난사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번 사건을 ‘가정에 최악의 악몽’이라고 지칭하며 “총기는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이 나라의 영혼을 찢어 놓는다”고 규탄했다. 이어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 진전을 보여야 할 때”라며 공격용 무기 금지법을 처리해 줄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이 공격용 무기 금지 법안 통과를 지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아이가 더 희생되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도 “할 말이 없다. 우리 아이들은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며 “우리는 내슈빌과 함께하고 있으며, 기도를 보낸다”고 말했다.
대량 난사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비영리 단체 ‘총기폭력 아카이브’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올해 들어 발생한 129번째 대량 난사 사건(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총기사건)이다. 대량 난사 사건으로 모두 193명이 숨지고 494명이 다쳤다.
미국에선 이달 초 이미 100번째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3월 19일, 2021년에는 3월 말 100번째 사건이 발생했다. 2018∼2020년은 5월 말에 100번째를 기록했다. 그만큼 총기 난사 사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총기폭력 증가와 함께 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K-12 학교 총기사건 데이터’에 따르면 2014~2017년 40~50건 수준이던 총기 사건은 2018년부터 110건대로 증가했고 2021년에는 250건, 지난해에는 303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벌써 89건이나 발생했다. 학교 총기사건은 63.8%가 고등학교에서 발생했고, 그다음으로 많은 곳이 초등학교(18.1%)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99년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발생한 376건의 학교 총격 사건을 자체 분석한 결과 여성이 범인인 사건은 12건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립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도 이례적이다. 전체의 6%(23건)만이 사립학교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