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선 당일 밤 초기 개표 상황에서 자신이 앞설 경우 승리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할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일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으로 한 말을 잘 아는 소식통 3명을 인용해 그가 오는 3일 투표가 마감된 뒤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더라도 일부 경합주에서 자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대선 당일 밤 시나리오를 설명하면서 대선 당일 밤 연설대에 올라 승리를 선언한다는 계획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대선 투표가 개표되고 승부가 갈린 다음 패배한 후보가 ‘패배 선언’을 하고 나면 승리한 후보가 승리 선언을 하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우편투표가 폭증하면서 선거 당일 밤 승부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이 실제로 이행되려면 핵심 경합주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리이나를 비롯해 오하이오, 아이오와, 텍사스, 조지아 등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쳤던 지역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려면 이 지역 외에 북부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에서 한 곳 또는 두 곳에서 이겨야 한다. 문제는 이 지역이 주 선거 규정에 따라 우편투표 개표 작업이 대선 당일부터 시작되고,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는 선거 당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도 유효투표로 인정하기 때문에 최종 개표 결과 발표가 다른 주보다 늦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케이시 북바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편투표가 2016년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면서 “투표 결과가 선거일 밤에 결코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우편투표 보다는 선거일 당일 대거 현장 투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대폭 증가한 우편투표가 선거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시간이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당일 밤 초기 개표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세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다만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조기에 승리 선언을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조기 승리 선언 이후 실제로 우편투표에서 전세가 역전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 측은 민주당이 선거를 훔쳤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이며 선거 뒤 민주당이 아무리 많이 훔치더라고 결과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면서 “펜실베이니아주는 매우 크기 때문에 (대선일에)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우리는 알지 못할 것이다.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도 했다.